[어린이 책]「들어주자 들어주자」

  • 입력 1998년 2월 27일 20시 07분


“우리가 아이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면 아이들은 마음속에 있는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할 수 있어 시원해 합니다. 자랑하는 말, 억울하고 분한 말…. 이런 말을 마음껏 할수 있기에, 답답해서 시들던 아이들이 되살아납니다.”

아이들이 두 세살만 되면 뭔가 가르치기 바쁘다. 한글 숫자로부터 시작되는 공부 공부…. 남보다 몇달 빠른 게 아이를 제대로 키우는 걸까.

‘마주 이야기 교육’을 처음 만든 유치원 원장 박문희씨가 아이들과의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썼다.

제목은 ‘들어주자 들어주자’(지식산업사).

저자는 ‘가르쳐놓고 이 아이 저 아이 견주며 못한다고 주눅들게 하는’교육은 죽은교육이라고 단정한다.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하고, 듣고싶은 말을 마음껏 듣는다면 말하고 듣기가 하나로 이어지지 않겠는가.

“엄마!왜 반찬이 두개밖에 없어?”(아이)

“그냥 먹어. 아빠 없으니까 이거만 먹자 응.”(엄마)

“왜 아빠 있을 땐 반찬이 많고 우리끼리 먹을 땐 반찬이 없어”(아이)

“귀찮아서 그래.그냥 먹어”(엄마)

“엄마는 날마다 그래. 그럼 난 키도 크지 마?”(아이)

일상속의 곳곳에는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숨어있다. 이런 이야기들을 한 집 한 집 발표하게 한다.

처음엔 쑥스러워 하던 아이들도 점점 목소리가 커진다. 남이 쓴 책을 읽을 때 나는 세상 한구석에 숨어있지만 내 이야기를 할때는 내가 주인공이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도 따라서 커진다.

〈유윤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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