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재택근무 교환원 한국통신 김영애씨

  • 입력 1998년 2월 25일 19시 56분


“일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즐겁습니다.” 한국통신의 재택근무 114 안내 교환원으로 근무하는 김영애(金永愛·31·여)씨는 휠체어에 의지해야만 하는 장애인. ‘골형성부전증’이라는 병으로 어릴 때부터 하체가 약해 제대로 걸을 수가 없다. 김씨는 대신 꾀꼬리 같은 목소리와 굳은 의지를 가졌다. 덕분에 지난해 10월 한국통신이 처음으로 모집한 재택근무 교환원에 지원해 실습교육을 마치고 올해초부터 어엿한 직장인이 됐다. 한달여의 교육기간 동안 휠체어를 이끌고 교육장에 나와 정상인과 똑같이 강행군을 했다. 지금은 서울 한강변의 한 오피스텔에 살면서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전화번호를 안내하고 있다. 오전 오후 밤 시간대로 나누어 하루 총 6시간을 일하고 있다. “요즘은 경제위기 탓인지 ‘화풀이 전화’가 걸려와 곤혹스러울 때가 많아요. 술에 취한 사람이 욕설을 섞어가며 울분을 토로하면 적당히 달래서 끊는 수밖에 없죠.” 김씨는 여행사의 관리부서에서 3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고 전자출판과 관련해 편집 디자인을 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회사가 쓰러지거나 장애인이 다니기 어려운 건물로 이사를 가 중도에 포기해야만 했다. 김씨는 “정보 사회가 이뤄지면서 114 안내 외에도 장애인의 재택근무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홍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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