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기업들, 시민단체 인사 「모시기 경쟁」

  • 입력 1998년 2월 18일 21시 10분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 재벌개혁을 주장해온 시민운동단체 인사들이 대기업 사외이사의 유력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사외이사를 새로 도입하는 대기업들이 자신에게 ‘칼’을 겨눴던 이들 인사들을 서로 영입하려고 경쟁을 벌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참여연대측은 “우리 단체에서 활동중인 교수 등이 대기업들로부터 사외이사로 참여해 달라는 의뢰를 받은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몇몇 인사들은 3,4개 기업간에 ‘모시기 경쟁’까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대기업들의 의도는 반(反)재벌 성향 인사를 끌어안아 확실한 개혁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것. 시민단체들은 일단 유보적 입장이다. 참여연대의 박원순(朴元淳)변호사는 “사외이사 요청에 대해 적극 검토할 생각”이라면서 “그러나 들러리나 얼굴마담 정도로 끼워넣으려는 속셈이라면 단호히 거부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친국민회의 인사들도 사외인사 후보로 주가가 치솟고 있다. 한 자동차 회사는 호남 출신 직원들을 풀가동해 친국민회의 인사들을 물색중이다. 이 회사 임원은 “새정부측 인사가 이사로 참여하면 아무래도 구조조정 와중에서 유리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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