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서장훈(2m7·연세대)의 눈물을 본 사람이 있는가.
평소에 무뚝뚝하고 멋대가리 없기로 소문이 난 서장훈. 그동안 두차례나 농구대잔치에서 우승했을 때도 결코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 서장훈. 그가 끝내 눈가를 적셨다.
5일 올림픽제2체육관에서 벌어진 97∼98농구대잔치 남자부 결승2차전. 경희대를 78대75로 누르고 2연승으로 우승이 확정된 순간 그는 한덩어리로 뒤엉킨 ‘후배’들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 한참을 서있었다.
“이제 짐을 벗은 것 같아요. 대학에서의 마지막 농구대잔치에서 우승해 내 책임을 다했으니까요.”
주장 김택훈은 이달 함께 졸업하지만 1년 후배. 귓병을 앓아 연습기간이 부족해 경기마다 숨을 몰아쉬면서 뛰어야 했기에 우승의 기쁨은 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오늘 경기의 마지막 골을 넣은 것을 잊을 수 없을 겁니다. 나의 대학생활 5년간의 마지막 골이기도 하니까요.”
그는 이날 경기종료 12초전 골밑슛으로 마지막 78점째를 장식했다.
그는 이번 대회의 최우수선수. 1학년때인 93∼94농구대잔치에서 우승했을 때는 최우수선수가 당연히 자신의 몫인 줄 알았다. 그랬기에 별로 기쁜 줄도 몰랐다.
그러나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이 최우수선수가 됐다는 것을 안 그는 기쁨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대회우승은 결코 내가 잘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선수들 모두가 흘린 땀의 결정체입니다.”
연세대가 승리를 확정지은 것은 경기종료 2분전. 연세대는 서장훈의 드라이브인슛으로 71대70으로 뒤집은 뒤 김택훈의 3점포로 74대70으로 달아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연세대의 농구대잔치 우승은 93∼94, 96∼97시즌에 이어 세번째다.
한편 여자부 최우수선수엔 SK증권의 유영주가 뽑혔다.
〈최화경·전 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