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대란/여대생 반지족]졸업반지 끼고도 도서관으로…

  • 입력 1998년 2월 1일 20시 30분


서울 이화여대 도서관에는 최근 똑같은 모양의 반지를 끼고 다니는 ‘반지족’이 크게 늘었다. 반지는 다름 아닌 졸업반지. 졸업을 하면서 곧바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취업재수생’이 대거 도서관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겨울방학 때만 해도 없던 현상”이라고 한 여학생이 귀띔해준다. 지난해만해도 취업에 실패한 사람들은 주위 눈치를 의식, 도서관을 찾지 못했지만 올해는 취업 실패가 보편적인 현상이 돼버렸기 때문에 ‘취업재수생’임이 드러나는 점을 개의치 않는다는 것. 전반적인 취업난 속에서 이처럼 여학생의 취업난은 더욱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같은 학과를 졸업했더라도 여학생이 남학생에 비해 10%에서 30% 포인트 안팎까지 취업률이 낮은 것도 여학생들이 겪고 있는 ‘아픔’. 한양대 영문과의 경우 여학생의 취업률은 45%로 남학생의 80%에 비해 크게 낮았다. 서강대 영문과도 여학생 55%, 남학생 74.3%로 사정은 마찬가지.한국외국어대 영문과 졸업예정자 M씨(24·여)는 “지금 직장에 다니고 있는 여자들도 감원때면 1차 대상이 되는 형편인데 취직이 쉽게 되겠어요”라고 체념한듯 말했다. 〈금동근·이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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