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공간]일민미술관內 커피숍「전람회」

  • 입력 1998년 2월 1일 20시 12분


‘광화문통 한복판에 이렇게 조용한 곳이….’ 하루 30여만대의 차가 지나다니는 서울 광화문 네거리. 도심의 소음과 번잡함에 심한 피로감을 느낀 주부 이경자씨(39·인천 남동구 간석우성아파트)는 잠시 쉴 곳을 찾아 두리번거린다. 문득 눈에 들어온 일민미술관 건물(동아일보 광화문사옥). 문을 연 순간 ‘소음의 해방구’같은 고즈넉함. 단아한 실내 오른쪽은 대형 전시관. 맞은편 구석에 ‘전람회’라는 작은 커피숍. 엄마를 따라나선 혜연(주원초등교5년) 민수(〃1년)의 지친 다리를 쉬게 할 겸 우선 커피숍으로 들어선다. 고대 이집트 벽화를 연상케 하는 철제 인물상 사이를 지나 13평 가량의 작은 공간. 푹신한 의자에 앉으니 비누방울처럼 젖어드는 클래식 선율. 활시위같이 팽팽히 당겨졌던 긴장이 풀린다. 은은한 간접조명을 받는 아이보리색 벽엔 원시동굴 벽화를 모티브로 한 화사한 유리작품들. 눈이 기쁘다. 커피잔과 시계 등 비품 하나하나가 독특한 공예품이다. 자연 그대로의 작품이 있다면 테이블 위 꽃병에 꽂힌 노란 국화 정도. ‘벽 하나를 두고 이렇게 다른 세상이….’ 토스트와 주스를 순식간에 해치운 아이들의 재촉에 전시관으로 간다. ‘호랑이의 눈’이란 제목의 ‘한국현대미술의 도전적 작가 10인전’. 솔직히 좀 어렵지만 ‘숲’이라는 비디오 설치작품(박화영작)에 등장하는 떠돌이 개의 외로움에 가슴이 저려온다. △커피숍 전람회〓커피 생강차 2천원, 녹차 대추차 3천원, 생과일주스 4천원, 토스트+커피 4천원. 일민미술관 앞 무료주차 가능. 공간이 없을 수 있으므로 가급적 대중교통수단 이용(지하철5호선 광화문역). 평일 오전10시∼오후7시(토요일은 오후5시), 일요일은 전시회 때만 연다(오전11시∼오후5시). 02―721―7780 △일민미술관〓연중 다양한 전시회. ‘호랑이의 눈’전시회(일반 1천원, 학생7백원)는 28일까지, 02―721―7772 △아트숍〓작가에게 주문해 만든 수공예품(5천원짜리 열쇠고리부터 49만5천원짜리 거울에 이르기까지 다양)을 시중보다 15∼20% 싸게 살 수 있다. 〈이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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