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 영농강좌 「도정 PR장」전락

  • 입력 1998년 1월 22일 08시 10분


“경남도청 실국장과 과장들이 시군으로 몰려가는 까닭은?” 경남도가 간부 공무원들을 하루 5∼10명씩 시군으로 내보내고 있어 의혹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첫날인 13일 감사실장 기획관 등 10여명의 출장을 시작으로 20일까지 30여명이 시군을 다녀왔다. 이들은 2월말까지 한두차례씩 더 자신에게 배당된 지역으로 나가도록 돼 있다. 이같은 출장러시는 시군 농촌지도소가 농업인들을 상대로 시행하는 ‘새해 영농설계’에 ‘도청 간부공무원 특강’시간을 30∼40분씩 집어넣어 도정 홍보를 하기 위한 것. 공무원들이 활용하거나 배포하는 교재는 ‘98년에는 선진 경남농업을 정착시키겠습니다’ ‘경남의 어제와 오늘’ 등 두 가지. 이중 ‘98년…’에는 △98 경남농정 △경남농업의 발전모습 등 농업과 관련된 내용들이 많지만 ‘경남의 어제와 오늘’은 도정 홍보로 꽉 채웠다. 민선 이후의 성과를 도지사 사진과 함께 싣고 추진중인 대형 프로젝트들을 소개하고 있다. 경남도는 이와 함께 시군의 간부들을 도청으로 불러 ‘도지사 특강’을 하고 있다. 20일에는 도민 1천명을 모아놓고 ‘민선 자치도정 4차연도 특집―도민 TV대토론회’라는 ‘거창한’ 행사를 열었다. 뿐만 아니라 도정을 소개하고 홍보하기 위해 한번에 5만7천부씩, 한달에 세번 도보(道報)도 찍는다. 굳이 많은 비용과 시간을 들여 공무원들을 시군에 내보내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역점사업을 소개하고 주민의 애로사항을 수렴하는 연례행사”라는 게 도 관계자의 설명이지만 도지사가 재선을 노리는 데다 선거가 얼마남지 않은 시점이기에 ‘참외밭에서 신발끈을 고쳐맨다’는 오해를 받을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 〈창원〓강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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