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NYT]특허권 구실 대머리 약값 폭리

입력 1998-01-20 20:12수정 2009-09-25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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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타임스 ▼ 머크사가 새로 개발한 대머리 치료제 프로페시아의 폭발적인 인기를 계기로 특허권에 대한 새로운 논쟁이 일고 있다. 지난주 이 약이 처음으로 미 당국에 의해 시판이 허용된 후 병원들은 의사처방을 받으려는 대머리환자들로 붐비고 있고 약국에는 고객의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인터넷에는 벌써부터 이 약에 대한 뒷거래가 시작돼 약국보다 약간 높은 가격에 우편으로 보내 주는 사업도 생겼다. 이 약이 인기를 끄는 것은 기존의 약보다 효과가 훨씬 높다는 실험결과와 다른 약들보다 안전성이 탁월해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점 때문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프로페시아의 약국판매가격은 한달치가 50달러. 보통 5개월치를 처방해주는데 의사에게 지불하는 처방료를 제외하더라도 2백50달러가 들어간다. 이는 기존의 대머리치료제 로게인의 한달치 가격이 30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60% 이상 비싼 것이다. 효과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면 이 정도 가격차이를 부담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약이 시중에 팔리고 있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약과 같은 성분으로 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다. 당초 과학자들이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인 포스칼을 연구하던 중 우연히 머리털을 나게 하는 효과를 발견해 이 약이 오늘날 시판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같은 성분을 갖고 있으면서도 함량이 더 높은 포스칼은 오히려 프로페시아보다 값이 싸다. 즉 제약회사 머크는 같은 성분인데도 대머리치료약으로 팔 때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약으로 팔 때보다 세배나 값을 높게 받고 있는 것이다. 정확한 함량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전립선치료약을 쪼개서 대머리치료제로 사용하기도 어렵다. 머크사의 이같은 가격책정은 2002년까지로 되어 있는 특허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정리·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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