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부천「사랑마을」,쓰레기 분리수거 『한마음』

  • 입력 1998년 1월 16일 08시 29분


부천시 원미구 상동 ‘사랑마을’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곳이다.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수거해 목돈을 만들고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한가족이 된다. ‘사랑마을’ 벽산 선경 삼익아파트 15개동 9백38가구 주민들은 재활용 쓰레기를 15가지로 분리해 내놓는다. 신문 폐지 우유팩 맥주병 소주병 음료수병 청주큰병 청주작은병 주스병 잡병 알루미늄캔 철제캔 페트병 플라스틱 헌옷 등이다. 각 동 지하실에는 품목별로 재활용 쓰레기를 내놓을 수 있도록 마대와 상자가 준비돼 있다. ‘사랑마을’주민들이 분리수거를 시작한 것은 95년 1월1일. 지난해 말까지 재활용품을 팔아 모은 수익금이 6천5백여만원에 이른다. 그동안 불우이웃돕기에 2백여만원을 썼고 나머지는 주민 경조사비, 분리수거에 필요한 마대 저울 쓰레기봉투 등을 구입하는데 사용했다. “처음에는 어려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쓰레기 분리수거가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는 주민들의 의구심이 가장 큰 ‘적’이었습니다.” ‘사랑마을’의 분리수거 운동을 주도한 박춘배(朴春培·60)통장. 반상회 때마다 재활용품의 효용가치를 강조하면서 주민들을 설득했다. 또 재활용 쓰레기를 부천시 재활용센터에 판매해 얻은 수익금을 통반별로 나눠 주었다. 반년가량 지나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재활용 쓰레기를 들고 아파트 지하실을 드나드는 사람이 점점 늘어났고 주민들 스스로 ‘룰’을 만들어 나갔다. 아파트 지하실에 쓰레기 종류별로 마대를 걸어놓고 적극적으로 분리수거에 나섰고 분리수거를 외면하는 이웃을 나무라기도 했다. 이제 두달에 한번 재활용쓰레기를 실어내는 날은 ‘사랑마을’ 축제일이다. 이웃들이 함께 어울려 땀을 흘린 뒤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며 우의를 다진다. 주민 강정숙(姜正淑·52·여)씨는 “쓰레기 분리수거는 자녀들에게 절약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산 교육”이라고 말했다. 〈부천〓이명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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