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근검절약,경제난국 극복후에도 이어져야

입력 1998-01-10 20:40수정 2009-09-26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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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년간 TV에서는 80년대 이전 어려웠던 시절을 회상하는 ‘그때를 아십니까’ 식의 프로가 유행했다. 경제개발 열기가 한창이던 60,70년대를 배경으로 잡은 드라마나 코미디가 인기를 끌었고 젊은 세대에게 그 무렵 기록영화를 보여주면서 당시 생활방식을 알아맞히게 하는 퀴즈프로도 있었다. 이들 프로가 30대 이상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낸 것은 경제호황속에서 잊고 살아온 지난 시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시청자들은 이런 프로를 보며 ‘맞아, 그때는 그렇게 살았어’라며 무릎을 치곤 했다. 이제 먹고 살만해졌으므로 더이상 그런 시절은 없을 것이라는 일종의 안도감이 마음 한구석에 느껴지기도 했다. 현재 누리고 있는 경제적 풍요가 추억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불과 몇달 사이 우리 사회 곳곳에 들이닥친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사정은 달라졌다. ▼그동안 자취를 감춘 60,70년대의 생활용품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고 한다. 석유값이 크게 오르자 기름보일러 대신 연탄을 쓰는 가정이 생겨나고 에너지절약을 위해 아파트나 사무실의 실내온도를 낮추면서 내복을 입는 사람이 늘어났다. 외식비용을 아끼기 위해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거나 포장마차에서 잔술을 마시는 모습도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어린 학생들이 선배들이 쓰던 책을 물려받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것들은 나름대로 ‘존재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우리가 너무 쉽게 버린 것이 아니었는지 반성이 앞선다. 다소 세련되지 못하고 궁색한 측면이 없지는 않지만 그 안에는 가난한 시대를 훌륭히 이겨낸 근검절약의 정신이 담겨 있다. 앞으로 온 국민이 합심해 경제난국을 극복한 이후에도 그 소중한 정신은 계속 이어가야 한다. 〈홍찬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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