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佛월드컵]겁없는 새내기들,「땀」으로 주전겨냥

  • 입력 1998년 1월 5일 20시 49분


‘살아남아야 한다.’ 5일 98프랑스월드컵본선을 향한 한국축구대표팀의 새해 첫 소집훈련. 월드컵대표로 선발돼 마냥 생기발랄할 것 같았던 대표새내기들의 모습이 하나같이 비장하기만 하다. 쟁쟁한 선배들 틈새에서 내 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이제부터의 지옥훈련을 견뎌낼 수 있을까…. 양현정(20·단국대) 박병주(20·한성대) 서동원(22·대전) 성한수(21·연세대). 얼굴마다 긴장과 불안이 교차한다.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동경하는 월드컵대표의 행운을 잡은 이들. 그러나 기쁨에 도취해 있을수 만은 없다. 벌써부터 고행길이다. 차범근감독이 유난히 강조한 말. “과거의 화려한 경력도 명성도 필요없다. 오로지 땀과 눈물이 모든 것을 말한다”. 이 말에 힘을 얻는다. 열심히만 하면 영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온몸에 전율마저 느낀다. 포워드 성한수. 문일고시절 심판판정에 불복하다 2년간 출장정지의 징계를 받았고 연세대에 들어가서도 감독의 애간장을 태웠다. 자, 이제 빚을 갚을 기회가 왔다. 경쟁자는 이미 스타 반열에 오른 윤정환과 고종수. 주전자리가 바늘구멍만해 보인다. 그러나 불가능은 없다. 차감독이 강조하는 체력만은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양현정과 박병주의 각오도 무섭다. 이들은 지난해 6월 쿠칭 세계청소년대회에서 치욕의 패배를 당한 이후 무기력한 나날을 보냈다. 브라질에 3대10으로 참패한 순간은 잊을 수 없는 악몽. 이제 그때의 불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고정운 하석주 등 대선배들이 그들 앞에 버티고 있다. 그러나 두렵지 않다. 하고자 하면 무슨 일을 못하겠는가. 신병기 서동원. 오른쪽 공격라인에서 서정원 이기형 등 스타선배들과 경합해야 하는 그는 “결코 양보는 없다”며 입술을 앙다문다. “주어진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는 새내기들의 다짐. 이들의 눈에는 월드컵 주전발탁의 자신감이 번득인다. 〈배극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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