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보다 힘든 연말연시를 맞았기에 아이들 성탄선물도 생략했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케이크를 사려고 유명제과점을 찾았다. 국민적 고통에 동참한다며 값을 올려받지 않기로 했다는 신문광고를 보았기 때문이다.
퇴근길에 광고를 냈던 제과점 중 한군데에 들렀는데 광고내용과는 달리 케이크의 양이 30%정도 줄어 있었다.
고객들도 이구동성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값을 그대로 두고 양을 30%정도 줄였다면 「눈 가리고 아웅」 아닌가. 산술적으로 정확히 따진다면 인상률이 40%를 넘어서는 셈이다.
아이들 생각에 손바닥만한 케이크 하나를 1만1천원에 사가지고 제과점을 나왔지만 왠지 기분이 씁쓸했다. 그럴듯한 광고로 고객을 유인해 장삿속만 차리는 유명제과점의 치졸한 영업행태에 심한 배신감을 느꼈다.
이인근(경기 수원시 장안구 천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