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간에 배타적이고 질시하는 현상은 국민의식과 질서를 흐트러뜨리는 좋지 못한 풍조로 여겨져 왔다. 종교끼리 서로 경원시하고 비난하며 배척해 왔기에 신도들은 물론 일반국민마저 분열시키는 후유증을 빚었다.
이런 가운데 동아일보 10일자에 소개된 「법정스님이 세운 길상사, 김수환추기경 축사한다」 기사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법정스님이 길상사 개원식을 맞아 내빈으로 초청한 김추기경이 축사를 하기로 했다니 종교계의 큰 변화요, 경사라 하겠다. 국가경제가 벼랑끝에 놓이고 헐뜯기와 비방이 난무하는 대선정국이 겹쳐 민심이 어지러운 판국에 숨통을 틔워주는 청량제였다.
서로의 벽을 허물고 가슴을 연 두 종교지도자의 만남이 대화합의 계기를 이루고 경제난국과 정치풍토를 바로세우는 한줄기 빛이 되기를 바란다.
김영호 (경남 김해시 구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