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NYT]클린턴 핵무기사용권한 신중해야

  • 입력 1997년 12월 14일 19시 57분


▼ 뉴욕 타임스 ▼ 최근 클린턴행정부가 냉전 이후 군사 외교적 변화를 수용할 수 있도록 기존의 핵무기 정책을 고친 것은 시의 적절한 것이다. 새 정책은 미국이 국방을 위해 최소한의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지침은 레이건 대통령 시절 러시아가 1만기 이상의 핵탄두를 더 갖고 있을 때 만들어진 정책을 개정한 것으로 앞으로 러시아와의 핵군축 협상을 어렵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내용상으로 보면 핵탄두 2천5백기 정도를 보유해 점증하고 있는 중국의 군사력에 대항하고 이라크 등의 세균무기 사용에 맞서자는 것으로 되어 있다. 지난번 걸프전때 이라크가 생화학무기를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했던 것도 핵무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앞으로 미국은 이같은 균형공식을 통해 적이 생화학 무기를 사용할 경우 핵으로 대응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천명할 수 있게 돼 사전에 대량 살상무기의 사용을 피차에 억제하자는 것이 이번 개정안의 뜻이다. 그러나 비록 새 정책에 의해 권한을 위임받았더라도 미대통령은 이를 사용하는데 아주 조심해야 한다. 한국전에서 트루먼 대통령이 그랬듯이 역대 대통령들은 핵무기의 사용을 잘 억제해 왔다. 이는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금기시함으로써 함부로 핵을 사용함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전 지구적 핵확산을 막아왔다. 핵사용은 최후의 선택인 만큼 미국은 군축협상을 위한 제안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정리·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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