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오토바이타다 사망「아라비아의 로렌스」주인공

  • 입력 1997년 12월 12일 08시 52분


토머스 에드워드 로렌스(1888∼1935)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의 주인공이라고 하면 금방 알아차릴 것이다. 옥스퍼드대에서 고고학을 전공한 학자로 오리엔트문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던 이 영국의 영웅은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영국의 정보장교로서 터키 후방 교란임무를 맡았다. 로렌스는 당시 터키의 지배를 받던 아랍제국의 반란을 도우면서 이들의 독립운동을 헌신적으로 지도, 아랍인의 신망을 한몸에 받았다. 이즈음 아랍 기마대장으로서의 활약을 그린 영화가 바로 「아라비아의 로렌스」. 로렌스는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좋아했다. 특히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던 영국제 롤스로이스 실버고스트를 애용했으며 아랍전쟁에도 롤스로이스를 가져가 지휘관 차로 이용할 정도였다. 그는 가혹한 사막전에서 작열하는 태양에 굴하지 않고 고장없이 잘 달려주는 롤스로이스 때문에 위험에서 벗어나는데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전쟁이 끝난뒤 친구들에게 『내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값진 루비나 다이아몬드보다 롤스로이스 실버고스트와 평생 쓸 수 있는 자동차 타이어 그리고 휘발유』라고 말하기도 했다. 1935년 여름 로렌스는 오토바이를 타고 고향 드세트의 시골길을 신나게 달리고 있었다. 그런데 소년 두명이 자전거를 타고 자기앞에서 달려가고 있었다. 이중 오른쪽 자전거를 탄 소년이 뒤에서 쫓아오는 오토바이 소리를 듣고는 놀라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으면서 길 중앙으로 나오며 뒤를 돌아보았다. 로렌스는 소년을 피해 얼떨결에 오토바이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는 순간 가로수를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이때 오토바이 속도는 시속 40㎞. 파란만장했던 47년간의 생애를 마감하는 순간이었다. 전영선(한국자동차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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