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3학년 재학생이다. 기대반 걱정반으로 아침마다 신문을 펼쳐들지만 매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하루가 다르게 경제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엊그제 취업했다며 좋아하던 선배는 회사의 대대적인 감원발표에 의기소침해져버렸다. 아직 취업을 못한 선배들은 자조섞인 말만 되풀이한다.
사회의 「푸른신호등」으로 커가야 할 대학생들이 이제 취업입시생으로 도서관을 가득 메우고 있다. 넓디넓은 경쟁의 바다에서 낙오돼 이제껏 뒷바라지해온 부모님을 뵐 면목이 없는 실업자 아들이 되지 않으려고 오늘도 차가운 겨울바람 속에 새벽길을 나서 도서관으로 향해야 한다.
지금 한국의 대학생들은 억울하다. 나라의 교육정책이 어찌되었든 모두들 그 틀안에서 열심히 살아왔건만 이제 와서 혼란과 외풍에 흔들리고 있다. 사회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지만 갈 곳은 불안하기 그지없다.
김성래(대구 북구 산격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