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김현욱-박재홍, 올 맹활약불구 대접못받아

  • 입력 1997년 12월 8일 20시 04분


『언제까지 들러리만 서야 하나』 「슈퍼 미들맨」 김현욱(27·쌍방울)과 「괴력의 장타자」 박재홍(24·현대). 이들에겐 올시즌 갖가지 시상식이 모두 「남의 잔치」다. 김현욱은 올해 구원승으로만 20승을 채웠다. 최동원이 84년 롯데를 우승으로 이끌 때 세운 18구원승 기록도 추월했다. 1.88의 방어율에서 보듯이 구위도 타자들을 압도했고 승률은 0.909로 「김현욱〓승리」의 등식도 만들었다. 또 잠수함 투수에게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인 허리수술(93년)의 아픔도 이겨냈다. 이를 생각하면 상을 휩쓸어도 성에 차지 않는다. 그러나 김현욱은 「만들어진 3관왕」이라는 악성 루머에 휩쓸려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다. 김현욱은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작은 선동렬」 이대진(23·해태)에게 늘 가로채였다. 이대진은 김현욱보다 3승이 모자란 17승을 거뒀지만 한국시리즈에서 해태의 V9을 이끈 일등공신이었기 때문. 박재홍은 지난해 「30―30클럽」을 개설한 골든글러브 최다득표의 주인공.상금과 부상만 합쳐도 웬만한 선수 연봉을 넘어섰었다. 그러나 올해는 행사 초대장도 받기 힘들다. 0.326의 타율에 27홈런, 69타점의 성적은 특A급이지만 5월 한달 동안 허리부상으로 30경기나 결장했던 것이 핸디캡. 홈런왕 이승엽(삼성)이 1백26경기에서 홈런 32개를 친 것과 비교한다면 박재홍의 괴력은 따로 설명이 필요없다. 부상만 없었더라면 2년 연속 30―30은 「떼어논 당상」일 수도 있었다. 때문에 김현욱과 박재홍은 11일의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체면을 지킬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김현욱은 이대진 이상훈(LG)과 투수 부문에서 경합을 벌여야 한다. 박재홍은 양준혁(삼성) 이병규(LG)가 한 자리씩 맡아놓은 외야수 부문에서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이호성 최훈재(이상 해태) 등과 다툰다. 〈김호성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