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김영란의 주부경제]증시격언

  • 입력 1997년 12월 8일 08시 02분


오늘은 대신증권에서 증시 격언을 배울 차례예요. 정문 앞에 우뚝 솟은 황소상이 눈에 뜨이네요. 증권가에서 황소는 주가가 오르는 강세장(强勢場)을 뜻한대요. 반대는 곰이에요. 증권거래소에도 황소가 곰을 들이받는 모습의 동상이 있지요. 황소상의 효험이 이제서야 나타나는지 요즘 주식시장은 오랜 침체를 이기고 활기를 띠고 있어요. 훤칠한 키에 서글서글한 인상의 신사분이 절 맞아주셨어요. 심충보(沈忠輔)투자전략실장이세요. 심실장은 옛날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했어요. 케네디가(家)라고 아시죠? 60년대 초반 미국의 대통령을 지낸 케네디 가문 말이에요. 이 집안이 원래는 그다지 풍족하지 못했대요. 이 사람들이 29년 대공황으로 뉴욕 증권시장이 거덜났을 때 US스틸이라는 회사의 주식을 한주당 17달러씩에 사서 나중에 2백달러씩에 팔았다지 뭐예요. 단숨에 재벌이 된 거죠. 현명한 투자자들은 주가가 「바닥」에 떨어져 곳곳에서 비명을 지를 때 주식을 산대요. 「밀짚모자는 겨울에 사라」는 격언 그대로죠. 심실장은 『주가가 며칠 오른다해도 여전히 값싼 수준』이라고 귀띔하네요. 주식투자로 큰 돈을 만지게 된 한 미국사람이 그랬대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돈을 벌 수 있느냐」고 묻자 『BLSH』라고 대답했대요. 풀어보자면 「Buy Low,Sell High(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라)」라는 거예요. 싱겁다구요? 그러면 「바닥 1백일, 천장 3일」이라는 격언을 보자구요. 주가가 바닥권을 벗어나려면 한참이 걸리지만 피크에는 얼마 머물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래서 살 때는 천천히,팔 때는 신속하게 팔아야 한다는 거죠. 그렇지만 어디 그게 쉬운가요? 좀 더 오를 것같은 미련 때문에 미적거리는 게 보통 사람들이지요. 주가가 더 오르면 천만 다행이지만 떨어질 때는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서 팔기도 어렵대요. 이럴때 딱 들어맞는 격언은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 「생선의 꼬리와 머리는 고양이에게 줘라」예요. 적당히 챙겨야지 한번에 모두 먹으려고 과욕을 부리면 「상투」를 잡기 쉽다는 거죠. 주식을 싸게 사는 요령은 없느냐구요? 거래량의 움직임을 눈여겨 보면 많은 도움이 될 거래요. 「거래량은 주가의 그림자」라는 거예요. 즉 주가가 바닥일 때 갑자기 거래가 늘어나면 낌새를 눈치챈 발빠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에요. 다음 주엔 요즘처럼 주가가 계속 떨어져도 돈을 벌 수 있는 선물 옵션거래를 대신증권 안상신(安相信)팀장에게 물어볼 거예요. <도움말:대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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