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장병희/실명제 유보조치,경제난국 주범에 혜택

  • 입력 1997년 12월 4일 08시 16분


경제난국을 수습한다면서 3당이 금융실명제를 유보하는 쪽으로 뜻을 모았다니 정말 기가 막힌다. 그렇다면 난국의 주범이 금융실명제라는 말인가. 정치권과 결탁한 재벌의 영향력 강화, 그로 인한 부실대출, 그런 대출로 확장한 방만한 사업,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전문성 결여, 이같은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음성적 자금의 고리야말로 오늘의 경제난국을 불러온 주범이 아닌가. 이같은 음성적 자금이 필요한 난국의 주범들에게만 금융실명제는 고통스런 환경이 된다. 서민들에게는 약간 불편한 정도일 뿐이다. 무보증장기채 발행이 고금리와 돈가뭄에 시달리는 기업의 숨통을 트여주는데 도움이 된다면 또 모르겠지만 실상은 그렇지도 못하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이 조치는 소수의 지하자금 소유주들에게만 면책특권을 주는데 불과하다. 서민들은 고통을 감수하며 경제 살리기에 나서고 있는데 무기명장기채 발행 등 실명제 유보조치는 정작 경제난국의 주범들에게 일방적인 혜택을 주자는데 불과하다. 그들에게 「위기는 기회」임을 입증해 주어서는 안된다. 장병희(대전 유성구 어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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