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북한주민 행불」 당국은 『뭐하나』

  • 입력 1997년 12월 3일 19시 48분


▼북한주민 7명이 중국과 베트남 국경을 오가며 추방당하다 지뢰밭 밀림 속에서 행방불명됐다. 굶주리다 못해 중국대륙을 거쳐 베트남까지 탈출해온 그들이다. 7천㎞ 대장정의 꿈이 남국의 밀림 속에서 헛되이 사라지지 않을까 안타깝다. 13명의 탈북자 가운데 신병이 확인된 나머지 사람들은 그래도 다행이지만 이 기회에 탈북자 구난체제를 다시 한번 점검해야겠다 ▼소재 불명 탈북자들에 대한 외무부측 설명은 어이없다. 『탈북자들은 하노이 우리 대사관까지 무사히 왔으나 13명 모두를 수용할 시설이 없었다. 마침 공관 바로 옆에 대우 아파트가 있어 머물게 했다. 그러나 프랑스어권 정상회담이 그 바로 옆 호텔에서 열려 이들은 보안때문에 베트남 당국 이민보호소로 갔다. 이들은 베트남 이민당국의 말단 직원과 중국당국 사이에서 오가며 추방을 당하다 7명이 행불된 것이다』 ▼그들이 「핑퐁추방」을 당할 때 우리 현지 공관은 무얼 했는가. 공관 직원이 보안 운운하며 베트남 이민 보호소로 보낼 때, 그리고 마침내는 낯선 국경을 오가며 내일을 알 수 없는 처지에 빠졌을 때 그들에게는 조국이 야박하다는 생각이 가슴에 맺혔을 것이다. 프랑스어권 정상회담이 끝나면 곧 송환교섭을 재개하려 했으나 베트남 정부 잘못으로 엉뚱하게 희생된 케이스라는 따위의 관계당국 변명은 한마디로 군색하다 ▼현지 공관은 결국 직무유기를 한 셈이다. 베트남 당국이 그들을 잠시 동안만 보호하기로 약속했다지만 천신만고 끝에 찾아 온 동포들이다. 설령 외국 망명자들일지라도 그렇게 소홀히 대했다면 국제적인 지탄을 받는다. 국민의 안타까운 심정과 분노를 삭이려면 실종된 7명을 빨리 찾아 탈북자 모두를 서울로 데려오는 길밖에 없다. 관계당국의 맹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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