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납치 고교생들 돌려보내라

  • 입력 1997년 11월 21일 19시 48분


우리 고교생들을 납치, 남파간첩 교관으로 이용하는 북한의 비인간적 범죄행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북한정권이 저지른 반인륜적 테러와 납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공작원 교육을 위해 남한 고교생 3명을 납치한 것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한다. 이번 사건 하나만으로 북한정권이 인신매매 범죄조직과 다를 것이 없다는 비난을 들어도 변명할 말이 없게 됐다. 바닷가 피서지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북으로 끌려간 고교생 3명은 2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고 이제 30대 중반 장년이 됐다. 생사 확인도 못하고 비통의 날들을 보낸 가족들은 『살아서 한번만이라도 보게 해달라』고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생때같은 자식을 잃어버리고 화병으로 세상을 뜬 부모들도 있다. 북한은 영화배우 최은희씨를 비롯, 수도여고 고상문교사, 여의도 순복음교회 안승운목사 등을 납치하고서도 번번이 범행을 부인하며 「자진 의거입북」이라는 거짓으로 대응했다. 북한이 이번에도 의거입북 운운으로 사태를 호도하려 한다면 제삼국에서 유엔 인권고등판무관 등의 입회하에 자유의사를 확인하는 방법을 제안해볼 수 있을 것이다. 대한항공(KAL)기 폭파범 김현희의 증언을 통해서도 드러난 것처럼 북한은 일본인 이은혜 등 외국인까지 납치해 남파 공작원 교관으로 부리고 있다. 이은혜가 납치된 것이 77년이고 한국 고교생 3명이 납치된 것은 78년으로 시기가 비슷하다. 일본에서는 지금 대대적인 납북자 송환운동이 일어나 북―일관계의 최대 현안으로 대두하고 있다. 우리는 번번이 당하면서도 속시원한 대응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북한에 끌려다니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 단호한 자세를 취하고 진상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 국제기구와 세계인권단체 등이 조사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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