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수능시험 몸살」언제 풀리려나

  • 입력 1997년 11월 9일 20시 23분


▼오는 19일의 대입 수능시험을 앞두고 수험생이 있는 집집마다 비상이 걸렸다. 행여 시험준비에 방해가 될새라 식구끼리 이야기를 나눌 때도 목소리를 낮추고 TV시청마저 조심하는 상황이다. 밤잠을 설쳐가며 공부에 매달려온 수험생들은 한 점이라도 더 얻기 위해 마지막 안간힘을 다한다. 각 고교 주변은 고3 자녀를 등교시키고 다시 집으로 데려가는 학부모들의 차량행렬로 마치 전쟁을 치르는 듯한 분위기가 감돈다 ▼해마다 이맘때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수능시험 몸살」은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학교장 추천입학제 등 대학입시 전형방식이 다양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수능시험 성적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특히 올 수능시험 지원자는 지난해에 비해 6만여명이 늘어난 88만여명으로 집계돼 어느 해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초 중 고교를 거치면서 과외다 뭐다 해서 어렵게 해온 공부를 이 한번의 시험으로 평가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수험생들로서는 심리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색적인 선물을 하는 풍속이 등장했다고 한다. 이를테면 「문제를 잘 풀라」는 뜻에서 휴지를 선물하고 「잘 찍으라」는 취지에서 포크를, 「잘 보라」는 뜻에서 거울을 준다는 얘기다 ▼따지고 보면 수험생을 한번쯤 웃게 만들어 긴장을 풀어주자는 의도일 것이다. 우리 사회의 심각한 입시지옥은 2003년이 되면 크게 완화될 전망이다. 전국 고3학생 숫자가 현재 70여만명에서 50여만명으로 줄면서 대학입시 정원과 고교 졸업생 숫자가 대등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때가 되어도 명문대 입시 등 어떤 식으로든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것 같아 안쓰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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