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메뉴라이프생명보험 백두봉사장(53)은 우리에게 네팔이라는 나라가 알려지기 훨씬 이전에 발을 디딘 몇 안되는 한국인이다. 1967년 당시 유엔에서 일했던 아버지를 따라 네팔에서 1년간 살았던 그는 올 가을 은혼기념 여행으로 30년만에 네팔을 다시 찾았다. 카트만두 시내에 닿아 우선 놀란 것이 숨막힐듯한 먼지와 매연.
선진국 폐차장을 방불케하는 각국의 고물 자동차들과 오토릭샤(오토바이를 개조한 택시)가 뿜어내는 매연이 카트만두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못 먹고 못 입기는 우리나라나 네팔이나 당시에도 별반 차이가 없었지만 카트만두의 깨끗한 공기와 오염되지 않은 자연만큼은 지금도 그의 머릿속에 사진처럼 찍혀 있다. 그러나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다만 변하지 않은게 있다면 네팔 사람들의 친절하고 착한 심성. 세계 최빈국의 하나이면서도 자연을 신앙처럼 숭배하며 담담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에서 여느 선진국 여행지보다 편안하고 넉넉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우리가 비록 물질의 풍요함은 그들과 비교도 되지않게 앞서 있지만 과연 행복지수도 그들보다 앞서 있을까, 백사장은 낙천적이고 밝은 그들이 내내 부러웠다.
2박3일 포카라에 들러 트레킹을 하고 왔다는 그는 다시한번 기회가 닿는다면 일정을 조금 늘려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고 싶다고 했다.
〈카트만두〓허문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