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레이더]아일랜드 총선돌풍 매컬리스

  • 입력 1997년 10월 31일 19시 40분


30일 치러진 아일랜드 총선에서 당선이 확실시되는 중도파 피아나 게일당(운명의 전사들)소속 메리 매컬리스후보(46)는 선거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수위를 달려 일찌감치 당선이 예고됐던 인물. 메리 로빈슨 전대통령에 이어 2대째 여성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다. 아일랜드 국영 RTE방송은 아일랜드 사상 처음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매컬리스가 과반수인 56%의 지지를 획득해 44%를 얻은 차점자 메리 베노티후보를 여유있게 앞서고 있다고 밝혔다. 매컬리스는 북아일랜드의 신교도와 가톨릭간의 화해추진을 약속하는 한편 대통령으로서 전설적인 인기를 얻었던 로빈슨 현 유엔고등판무관의 모범을 따르겠다고 천명, 보수적인 아일랜드 가톨릭교도의 지지를 얻어냄으로써 승세를 굳혔다. 세련된 외모에 강인한 인상의 매컬리스는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요구하는 북아일랜드공화군(IRA)의 테러가 끊이지 않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출신으로 당선이 확정되면 북아일랜드 출신으로는 첫 아일랜드 대통령이 된다. 벨파스트 퀸스대의 법학교수이자 RTE TV의 캐스터로 활약했던 그는 정치 초년생이면서 지난 9월 피아나 게일당 경선에서 노회한 앨버트 레이놀스 전총리를 물리치고 대통령 후보에 지명되는 파란을 연출했다. 그는 동성애 권리와 여성사제 문제에 대해서는 진보적인 입장이지만 낙태는 단호하게 반대, 로빈슨 전대통령보다는 보수적이라는 평가. 임기 7년의 아일랜드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원수로 법률의 위헌 판결을 대법원에 요청하는 등 제한적인 권한밖에 없지만 로빈슨처럼 제한 속에서도 탁월한 정치감각을 발휘했던 전례가 있어 국민들은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정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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