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하일지판 아라비안 나이트(540)

  • 입력 1997년 10월 30일 07시 25분


제10화 저마다의 슬픈 사연들 〈8〉 물에 젖은 알몸을 한 채 자신의 무릎 위에 비스듬히 누운 여자의 물음에 짐꾼은 짐짓 되물었다. 『뭘 말이오?』 그러자 여자는 약간 가랑이를 벌려 다시 한번 자신의 거기를 가리켜보이며 말했다. 『이거 말이에요. 여기 속에 감추어진 것 말이에요』 그제서야 짐꾼은 말했다. 『어디 보자. 이건 부흔(斧痕)같군요』 짐꾼이 이렇게 말하는 순간 여자는 자지러지는 소리로 웃었다. 『그런 상스러운 말을 입에 담다니, 부끄럽지도 않으세요?』 이렇게 말한 여자는 벌떡 일어나 짐꾼의 멱살을 잡고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사내는 허허허 웃으며 말했다. 『그건 구멍이오, 구멍. 음호라고도 하지요』 그러자 여자는 다시 사내의 따귀를 갈기며 말했다. 『아이, 창피해! 그런 천한 말을 하다니! 당신은 수치도 모르세요?』 그렇게 되자 사내는 다급하게 정정하며 말했다. 『시실(實)요, 시실』 그러나 벌거숭이 여자는 다시 외쳤다. 『아이, 망측해라! 당신은 도무지 점잖은 사람은 아니군요』 이렇게 외치며 여자는 사정없이 사내를 때렸다. 그러자 짐꾼은 다시 외쳤다. 『오, 이제 보니 이건 음핵이로군요』 짐꾼이 이렇게 말하는 순간, 그때까지 개입하지 않고 있던 세번째 여자가 호되게 사내의 뺨을 갈겼다. 얼마나 세게 뺨을 갈겼던지 짐꾼은 눈에 번쩍 불이 나는 것 같았다. 세차게 사내의 뺨을 갈긴 세번째 여자는 자못 심각한 표정과 목소리로 말했다. 『틀렸어요』 『음핵도 아니라면 이건 틀림없이 말미잘일 거예요』 짐꾼이 다시 이렇게 말했지만 여자들의 매서운 손길은 여지없이 그의 뺨을 향하여 날아들었다. 사내는 생각나는대로 온갖 이름을 갖다댔지만 소용없었다. 사내가 무어라 하기만 하면 여자들은 더욱 세차게 때려댔다. 그렇게 되었으니 마침내 짐꾼의 목은 벌겋게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견디다 못한 짐꾼은 마침내 여자들에게 물었다. 『좋소. 그럼 당신네들은 이걸 대체 뭐라고 부르나요?』 그러자 가장 나이가 든 여자가 말했다. 『이건 「교량(橋梁)의 바질(Basil)」이라고 하는 거예요?』 『오, 그렇군요. 고마워라, 요 귀여운 교량의 바질이여! 그대에게 축복있기를! 그건 그렇고 바질이 뭐죠?』 짐꾼이 이렇게 말하자 벌거숭이 여자가 말했다. 『바질이 뭔지도 모르세요? 박하 비슷한 풀 말이에요』 『아, 그렇지! 오, 나의 사랑스런 교량의 바질이여!』 일동은 이제 다시 잔을 돌리며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한차례 술이 돌고 분위기가 고조되자 이번에는 첫번째 여자, 즉 짐꾼에게 짐을 운반해줄 것을 부탁했던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옷을 벗기 시작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 되자 여자는 연못 속으로 뛰어들었다. <글:하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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