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학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꽂아 놓고 각종 비디오 카세트테이프 음악감상 등을 하는 곳이 아니다.
21세기를 대비해 각 대학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만들고 있는 도서관은 중앙컴퓨터에 저장돼 있는 각종 멀티미디어 정보와 데이터베이스화 된 서적의 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정보센터」의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또 도서관과 전자계산소가 통합하는 경향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 대학은 도서관과 전자계산소를 통합한 「종합정보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전자계산소의 정보화 업무와 도서관의 정보제공업무, 통신부에서 담당하던 전화 등 교내 각종 통신망 관리 업무 등을 통합했다.
도서관의 역할이 더 이상 「책을 볼 수 있는 곳」이 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이었기 때문.
종합정보본부에서는 계속적으로 수집되는 각종 서적들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교내외에 전산망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한국기술진흥재단 등 대형 도서관들과 함께 장서(藏書)와 논문을 초고속통신망으로 서비스하는 전자도서관구축사업도 완료단계.
새로운 도서관의 개념이 시간과 공간의 벽을 허물고 있는 것이다. 아직 전산소와 통합되지 않은 다른 대학의 도서관들도 정보의 디지털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디오테이프나 카세트테이프로 보관돼 있던 각종 음성 영상자료도 이제는 컴퓨터로 볼 수 있게 됐다. 영화를 비롯한 각종 어학학습용 영상프로그램을 도서관에 보관돼 있는 CD롬 타이틀과 VOD를 이용해 컴퓨터로 볼 수 있게 됐다.
책을 제공하는 곳이 아닌 전산화된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 되면서 도서관과 전자계산소가 하나가 되는 움직임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도서관과 전산소의 업무는 반드시 구분돼야 한다는 것.
계명대 신일희(申一熙)총장은 『도서자료 검색이 컴퓨터 활용사례의 하나임은 분명하지만 도서관과 전산소의 업무는 분명이 구분지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보화 시대의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도서관과 전산소를 통합한 뒤 정보화가 끝나면 그때 다시 분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나성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