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토종연구회 부회장 홍석화씨

  • 입력 1997년 10월 28일 19시 47분


재래식 절간 해우소(解憂所)를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고 외치고 다니는 사람. 자칭 뒷간연구가 홍석화(洪錫和·49)씨. 지난해부터 「뒷간탐구」에 전념하고 있는 그는 「한국의 토종 101가지」 「한국의 토종기행」 「토종문화와 모듬살이」 등 3권의 책을 펴냈고 8월 창립된 한국토종연구회의 부회장을 맡고 있다. 『다른 곳도 아니고 뒷간을 찾아 전국을 헤맸으니 미친 놈 소리도 들을 만하지요. 문제는 허울좋은 「농촌근대화」 덕분에 원형 그대로 보존된 재래식 뒷간이 몇군데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수백여곳의 절간 해우소와 민가의 뒷간을 일일이 답사한 끝에 그가 얻은 결론은 재래식 뒷간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용변처리 시스템이라는 것. 해우소의 경우 대개 경사지에 돌축대를 쌓고 10㎝ 정도 공간을 띄운 뒤 나무판자로 막아 공기와 습기가 잘 통하게 했고 주춧돌보다 바닥을 깊게 해 거름화를 촉진시켰다. 민가의 잿간 변소는 일을 본 뒤 재나 톱밥 왕겨를 뿌리도록 해 위생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왜 해우소겠습니까. 정치 사회 경제 모든 세상살이의 실마리가 뒷간에서부터 풀려나간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뒷간을 잃어버린 것은 목숨의 순환고리를 잃어버린 것이나 다름없어요』 인간이 자연에서 취한 것을 자연에 가장 가까운 상태로 만들어 자연에 돌려줘야 한다는 그의 철학은 내년봄쯤 뒷간답사기 형태로 세상에 선보일 예정이다. 〈김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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