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신동아 논픽션 공모 최우수상 정찬식씨

  • 입력 1997년 10월 27일 20시 13분


제33회 신동아 논픽션 공모에서 「고인 세월의 늪을 건너며」로 최우수상을 수상한 정찬식씨(58·전남 창평고 교사). 그는 왼쪽팔과 손가락을 마음대로 쓰지 못한다. 2년전 스승의 날 새벽 느닷없이 그를 쓰러뜨린 뇌졸중때문이다. 병마가 앗아가지 못한 나머지 한쪽팔로 그는 매일 10장씩 일기를 쓰듯 원고지 2백60장을 힘겹게 메워 논픽션 공모에 투고했다. 『뇌졸중은 친숙한 병명이지만 실제로 병의 발생과정이나 예방에 관해 경각심을 갖고 있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저 자신 무지하기 짝이 없었던 뇌졸중이라는 병에 대해 알리고 싶어서 펜을 들었는데 쓰다보니 신세타령으로 흐른 것같아 부끄럽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 병원 저 병원의 문을 두드려댔던 날들. 환자와 가족의 안타까움을 이용해 사기극을 벌이는 가짜의사들과 환자를 치부의 수단으로만 여기는 의료진의 불친절. 하루아침에 자신이 고장난 기계처럼 돼버렸다는 사실에 육신보다 더 빠른 속도로 망가져가는 마음. 정씨는 병마의 진행과정을 담담한 필치로 전개하며 독자들에게 『당신도 예외일 수 없다』고 경고한다. 정씨는 와병 5개월반만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학교로 복귀했다. 『몸은 힘들지만 12년간 해온 상담교사생활을 계속해야 더 빨리 나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과 만나 함께 웃는 기쁨과 꼭 낫고야 말겠다는 의지로 하루하루를 버텨 나갑니다』 〈정은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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