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선수출신 지점장 2명,심판으로 코트 복귀

  • 입력 1997년 10월 27일 19시 40분


농구가 그리도 좋을까. 코트를 떠난지 벌써 10년여.그런데도 다시 농구코트로 돌아왔다. 곽현채씨(50·중소기업은행 워커힐지점장)와 김갑선씨(38·현대증권 제주지점장). 농구선수 출신인 이들은 어엿한 기업체의 중견간부. 이제 농구를 잊을 때도 됐다. 그런데도 이들은 코트복귀를 자원했다. 한국농구위원회(KBL) 객원심판. 다음달 8일 막오르는 97∼98프로농구에서 이들은 심판복 차림으로 올드팬들을 다시 찾아간다. 곽씨는 60년대와 70년대 한국남자농구의 알아주는 슈터. 67년부터 76년까지 10년간 부동의 대표선수로 활약했으며 기업은행 코치와 감독을 거쳐 84년 은퇴했다. 그는 1급심판 자격증 소지자.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매주 두차례의 조깅에 일요일마다 산을 찾았던 그는 체력만큼은 걱정이 없다. 26일 삼성썬더스대 SBS스타스의 시범경기에 출장했던 그는 『몸싸움이 예전보다 격렬한데다 플레이가 빨라 순간적으로 선수들의 움직임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며 『한두차례 더 나가면 적응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씨는 광주고와 연세대 현대를 거쳤다. 현대다이냇의 박종천 코치와 동기생. 87년 은퇴한 그는 코치제의를 여러차례 거절하며 직장인 현대증권에 매달렸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농구를 완전히 잊은 것은 아니었다. 회사동료들과 틈날 때마다 코트에 나가 땀을 흘렸기 때문. 지난해 프로농구 출범은 그에게 농구에의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이에 올 프로농구 심판모집공고를 보고 지원, 합격한 것. 그는 심판으로 코트에 서는 것이 이번이 처음. 반칙을 잡아내는 것은 할 만한데 몸으로 이를 표현하는 시그널이 어렵다는 것. 그래서 김씨는 사무실에서든 집에서든 틈만 나면 거울앞에 서서 시그널 연습을 한다. 객원심판인 이들은 주말과 일요일만 코트에 나선다.그러나 제주에 사는 김씨는 주말마다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할 처지. 그런데도 그는 힘든 기색이 없다. 프로농구 원년인 지난 대회엔 상업은행 지점장출신인 신현수씨(53)가 심판으로 코트에 섰다. 올해부터는 현역과 은퇴지점장 3명이 심판복을 입는 셈이다. 〈최화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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