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이즈베스티야]쿠릴열도 해산물 남획

  • 입력 1997년 10월 26일 19시 37분


일본인들은 러시아인만큼이나 바다가재를 좋아한다. 20년전만해도 일본인에게 바다가재는 호사품이었다. 그러나 90년대 들면서 도쿄(東京)의 모든 주부들은 이 귀한 식품을 저녁식탁에 올려 놓을 수 있게 됐다. 러시아의 단속 소홀과 일본당국의 방조 아래 러시아산 해산물이 밀무역을 통해 일본에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러시아의 불법 해산물 수출은 20억달러 가량으로 추정되며 이중 10억달러어치 가량이 일본으로 반입된다고 한다. 홋카이도섬 북동쪽에 얼마전까지 북방도서 반환 운동의 중심지였던 네무로라는 항구가 있다. 도서반환을 촉구하던 이곳의 구호판이 모조리 사라졌다. 쿠릴 남쪽에서 나는 바다가재와 게가 이 지역 주민들을 먹여 살리기 때문이다. 거의 매일 해산물을 가득 실은 러시아 선박들이 이 항구로 몰려든다. NHK기자의 잠입 르포에 따르면 러시아 선박들은 러시아당국이 승인한 조업 허용량을 무시하고 있다. 그가 승선한 배의 허용량은 25t이었으나 실제로는 1백30t을 일본 상인들에게 넘겼다. 사할린의 수산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태로 남획이 계속될 경우 향후 2∼3년내에 쿠릴열도의 바다가재는 씨가 마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 당국은 서류상으로 판단할 때 러시아 선박들에서 불법을 전혀 발견할수 없다고 말한다. 서류가 위조됐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이다. 따라서 이문제는 러―일 고위급에서 해결돼야 할 사안이다. 〈정리·모스크바〓반병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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