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江주석의 국빈訪美

  • 입력 1997년 10월 26일 19시 37분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하와이에 도착, 8일간의 공식 방미(訪美)일정에 들어갔다. 중국 최고지도자로서는 지난 85년 리셴녠(李先念) 당시 주석 이후 처음 있는 미국국빈 방문이다. 그의 이번 방문은 89년의 톈안문(天安門)사태로 악화된 양국관계를 재정립한다는 의미도 크지만 무엇보다 두 나라가 냉전체제 붕괴이후의 새로운 세계질서를 모색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나라는 29일의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건설적인 협력관계 지향」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연하면서도 환영할만한 일이다. 구(舊)소련의 몰락으로 유일한 초강대국이 된 미국이나 사실상 그에 버금가는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대립과 반목 갈등을 계속하는 것은 세계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옳지 않다. 클린턴대통령과 장주석은 패권이나 국가이기주의에 집착하지 말고 21세기를 눈앞에 둔 지금 무엇이 다음 세기의 평화와 공존 공영을 위한 길인지 긴 안목을 갖고 회담에 임해 주길 바란다. 물론 두 나라 사이에는 서로 양보하기 어려운 현안들이 있다. 대만문제도 그렇지만 개정된 미일(미일)방위협력지침, 중국의 핵협정준수나 핵수출문제 등은 바로 안보와 직결된 민감한 사안들이다. 중국의 인권 환경 세계무역기구(WTO) 가입문제나 무역불균형문제 등은 견해 차이를 쉽게 조정하기 어려운 측면들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양국간 현안들 때문에 주변국가들의 안보나 통상체제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된다. 우리가 특히 관심을 갖는 것은 한반도 문제다. 지금 미국이나 중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데는 이견(異見)이 없다. 두 나라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4자회담 성사문제를 주요 현안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에 대해 어떤 입장 표명이 있을지 주목된다. 클린턴과 장쩌민의 만남이 한반도 문제해결에도 기여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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