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한국시리즈]해태-LG,희비갈린 트레이드

  • 입력 1997년 10월 20일 20시 15분


97한국시리즈 외나무다리에서 마주친 해태와 LG.두 팀은 서로 닮은 꼴이다. 한국시리즈 100% 우승확률을 자랑하는 단기전의 명수인데다 극성팬을 확보한 점이 그렇다. 구단주끼리 친분도 두텁다.지난해 초 선동렬이 LG의 자매구단인 주니치 드래건스로 간 것은 이 때문이다. 본인은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하기를 원했다. 이런 까닭에 두 팀은 최근들어 트레이드를 자주 했다. 시즌중 트레이드 성적표는 LG의 우세승이었다. 최향남이 8승을 건졌고 동봉철은 붙박이 2번타자로 활약했다. 송유석은 중간계투의 마당쇠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올해는 출장기회가 없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대화는 팀에 없어서는 안될 기둥이었다. 반면 해태는 최훈재가 그런대로 활약했지만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오른손 거포 조현은 아예 2군에 내려가 있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 접어들면서 두 팀의 트레이드 희비가 극명하게 교차하고 있다. 최훈재는 1차전에서 3회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또 좌익수로 나가 1회 톱타자 유지현의 잘 맞은 타구를 멋지게 건져냈다. 반면 동봉철은 6회 무사 1루의 찬스에서 삼진, 8회 무사 1루에서 병살타를 날려 「패배의 주역」이 됐다. 송유석은 0대2로 뒤진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가 1이닝 동안 3안타와 4사구 2개를 내주며 1실점하는 맥빠진 중간계투로 팀의 추격의지를 스스로 꺾어놓았다. 게다가 최향남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급성충수염 수술을 받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조차 제외됐다. 공은 둥글고 승부는 예측할 수 없는 것. 시즌때 최향남이 위력적인 강속구를 뿌려대는 것을 보고 땅을 쳤던 해태 김응룡감독은 한숨을 돌렸다. 반면 노장 최훈재의 활약에 이제는 LG 천보성감독이 하늘을 원망해야할 판이다. 〈장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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