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은 정통파만의 잔치.
포스트시즌 마운드의 큰 줄기는 오른손 정통파투수의 절대우위속에 왼손 및 잠수함으로 대표되는 「비주류」투수들의 약세.
역대 기록을 들여다보면 이같은 가설은 사실로 입증된다. 가장 명암이 두드러진 플레이오프의 경우 지난해까지 오른손투수가 거둔 성적은 35승23패로 승률 0.6. 6승11패를 기록한 왼손이나 5승8패의 언더스로 또는 사이드암투수에 비해 승률과 승수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오른손이 10승10패로 본전장사를 한 반면 왼손은 3승4패로 밑지는 장사를 했다. 잠수함은 4승2패로 준플레이오프에서는 강한 면을 보였다.
올 포스트시즌에서도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삼성 김상엽 박동희 우완콤비가 페넌트레이스 20승의 사이드암 김현욱을 상대로 승리를 따낸 것을 시발로 오른손 강세가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다.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오른손투수는 3승1패. 1승2패씩을 기록한 왼손과 사이드암에 비해 현저히 앞서 있다.
삼성이 포스트시즌용 비장의 카드로 내세웠던 김태한 전병호 등 왼손투수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반해 페넌트레이스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박동희의 선전은 같은 맥락.
올 페넌트레이스에선 단 한 경기에 출장했던 박동희는 포스트시즌 두 게임에서 1패1세이브로 겉으로 드러난 기록은 평년작 수준이지만 인상적인 투구로 눈길을 모았다. 박의 역대 포스트시즌 성적은 3승2패.
포스트시즌에서 정통파가 득세하는 것은 단기전의 성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총력전에 임하는 타자들이 공을 끝까지 보고 치기 때문에 어설픈 변화구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
이때문에 변화구를 주무기로 하는 잠수함투수의 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구속에서 상대적으로 뒤지는 왼손투수들도 크게 재미를 보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이 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