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동차협상이 결렬되고 미국이 한국에 대해 슈퍼301조를 발동하자 정부는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국회는 정부방침을 지지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고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으며 자동차노조와 시민단체들은 연일 규탄시위를 벌이고 있다. 더구나 미국이 가장 많은 무역수지흑자를 얻는 나라가 영국과 한국이라고 발표되자 국민의 대미감정이 매우 악화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 8일 경남 창원시에서 개최된 전국체전 전야제에서 선수입장 때 흘러나온 행진곡은 놀랍게도 필립스사 작곡의 「성조기여 영원하라」였다.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국가지도자들이 참석하고 전국에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국가행사에 이게 웬일인가.
물론 자주 연주돼 유명한 곡이지만 때가 때인지라 관계자들의 무심함이 개탄스러웠다.
아리랑행진곡 도라지행진곡도 있다. 이래서야 미국인들이 우리를 업신여기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이 땅에 성조기가 영원히 휘날릴 것으로 믿는다 해도 무슨 말을 하겠는가.
홍성완(한국건설기술연구원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