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박숙자/어른들 잘못된 언어사용 아이들에 오염

  • 입력 1997년 10월 9일 08시 03분


『야 ××야, 30분씩이나 늦는 놈이 어딨냐』 『기똥찬 발바리(귀여운 여자) 하나 꼬셔보려고 얼쩡거리다 늦었다 왜』 10대 고교생들이 주위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나누는 대화를 듣다보면 낯뜨거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말끝마다 욕설이 튀어나오고 혐오감을 주는 거친 말이 수두룩하다. 차마 듣기 민망한 음담패설까지 쏟아놓곤 하니 또래의 자식을 둔 학부모로서 걱정이 앞선다. 더구나 격식이 필요한 자리에서도 제대로 된 말을 할 줄 모른다. 하기야 부부간에도 비속어나 반말이 예사로 통용되니 아이들의 말이 거친 것도 어른들의 잘못된 언어사용 탓이겠다. 학교교육은 입시에만 목을 매달고 있는데다 각종 매체를 통해 쏟아져나오는 외래어 사투리 비속어 등이 우리의 언어생활을 황폐화시키고 있다. 한글날을 맞으면서 언어순화운동이 시급함을 느끼게 한다. 형식적인 행사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바르고 고운 말을 쓰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밝은 사회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박숙자(울산 남구 신정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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