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박세리같은 딸 하나만 있었으면…』
5일 제8회 한화컵 서울여자오픈골프대회 최종 3라운드 경기가 열린 프라자CC.박세리(20·아스트라)의 대회 3연패 달성을 현장에서 지켜본 한 50대 남자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9개월만에 고국필드를 밟은 박세리가 지난달 제3회 로즈오픈과 서울오픈 등 출전한 2개 대회에서 잇따라 우승, 거머쥔 상금만도 1억2천3백40만원. 「복덩어리」 박세리의 아버지 박준철씨(47)는 그에게 한없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한국여자골프의 「슈퍼스타」 박세리가 한달간의 「휴식」을 끝내고 7일 미국으로 다시 떠났다.
국내에 머물고 있으면 앞으로도 2,3년간은 어렵지 않게 우승상금을 거둬 들일 수 있지만 더 큰 목표인 세계정상 정복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22일부터 열리는 미국LPGA 최종 프로테스트에 나서는 각오는….
『예선에서 역대 최소타(2백76타)로 1위를 차지했지만 안심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걱정은 안합니다. 미국골프장에 이제 어느 정도 적응도 됐고…』
―이번에 프로테스트를 통과하면 앞으로의 계획은….
『내년에 체력이 닿는데까지 많은 대회에 참가하겠습니다. 30개대회 정도를 예상하고 있는데 운이 좋아 우승도 하면 더욱 좋고요. 또 한가지, 전문캐디를 구하는 것이 급선무예요』
―미국생활이 궁금한데….
『숙소와 연습장인 레이크노나GC, 레드베터골프아카데미를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합니다. 따분할 것 같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최상의 환경에서 할 수 있어서인지 너무 좋아요』
닉 팔도와 닉 프라이스 등 세계적인 프로골퍼를 지도했던 데이비드 레드베터의 최초의 여제자 박세리.
그는 아침 7시에 일어나 8시부터 한시간 동안은 전문 트레이너와 함께 체력훈련을 한다. 10시부터 두시간 동안 연습볼을 치며 샷을 가다듬고 오후 5시부터는 본격적인 웨이트트레이닝. 그의 훈련스케줄은 레드베터가 1주일 단위로 직접 작성한다.
―의사소통에 문제는 없는지….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3년간 하와이에서 살았던 덕분에 그리 힘들지는 않습니다. 이제는 통역이 없이도 레드베터의 레슨을 알아들을 수 있어요』
박세리의 영어실력은 플레이중 다른 선수들에게 농담을 걸 정도. 또 그는 김치보다는 햄버거와 스테이크를 더 즐겨 먹을 정도로 이미 미국생활에 적응된 상태다.
―사용하는 클럽을 캘러웨이로 바꿨다는데….
『드라이버는 BBB46인치에로프드 8도를 쓰고있어요. 비거리는 평균2백60야드정도 인데페어웨이에 정확하게 떨어뜨리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더 늘릴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박세리는 이미 캘러웨이사로부터 1년에 1백만달러를 받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용품사용계약 제의를 받고 있지만 프로테스트를 통과하고 1승을 거둔 뒤 좀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할 계획이다.
―지난 9개월간의 성과는….
『아니카 소렌스탐이나 캐리 웹 같은 선수들도 결코 넘기 힘든 벽이 아니라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제가 세계 정상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안영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