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在獨)작가 정영창씨(40). 14년을 그곳에 살면서도 그는 결코 유럽의 흐름에 안주하지 않는다. 뒤셀도르프의 창고2층에 세를 얻어 작업을 하고 있는 그의 기본은 여전히 한국과 한국성이다. 태극문양에서 오는 형태나 색깔, 붓대신 사용하는 솜뭉치, 작품속에 나타나는 한글, 불교….
『처음에는 서양화에만 몰두했어요. 하지만 한국사람의 개성이나 자기만의 언어가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은 동서양을 조화시키는 작업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가 서울과 광주에서 전시회를 갖는다. 12∼24일 서울 문예진흥원미술회관(02―760―4500), 10월9∼19일 광주 송원갤러리(062―510―7121). 전시작품은 캔버스나 나무판위에 제작한 30여점으로 에이즈 암 환경 전쟁 생명 등이 주제.
그의 작품속에 자주 등장하는 동물은 바로 생명을 상징한다. 그는 『생명의 근원 또는 생명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평론가들은 그의 작품에 대해 『일상속에 일상이상의 것이 깃들여 있듯이 늘 마주치는 평범한 사물을 통해 특이한 메시지를 보여준다』(장석원)고 평한다.
그동안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등에서 모두 16차례의 개인전을 가진 정씨는 『이번 첫 서울전이 고국을 자주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송영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