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말리는 타격경쟁. 대권주자들은 속이 탄다. 여기저기서 타율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리딩히터는 3할4푼대를 지키기도 힘겨워 보인다.
「골리앗」 양준혁(0.337·삼성).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꿈의 4할」을 넘보았던 그다.
그는 초반 선두에 나섰다가 제 풀에 지치고 만 케이스. 지난 5월31일 이후 꼬박 석달간 「1인 타격천하」를 이끌었다.
그러나 투수들의 집중견제에 이제 남은 것이라곤 위태위태한 출루율 선두(0.462)와 시즌최다 고의볼넷 신기록(26)뿐. 최근 7경기 타율은 0.167에 불과하다.
「괴물」 박재홍(0.346·현대)도 사정은 비슷하다. 「장외 타격왕」 시절엔 펄펄 날았지만 규정타석을 채우며 타격선두에 공식 랭크되자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최근 9경기 무홈런에 타율은 0.222.
「야구천재」 이종범(해태)과 「돌격대장」 김기태(쌍방울·이상 0.341). 그런대로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타율이 떨어지긴 마찬가지다. 지난주에 비해 1푼 가까이 내려왔다.
이에 비해 「새끼사자」 이승엽(0.335·삼성)은 느긋하다. 안타 타점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그에게 타격왕 타이틀은 덤이나 마찬가지여서 타율관리에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입장. 그는 최근 5경기에서 0.400을 쳤다.
『나도 겪어봐서 알죠. 아마 다들 잠이 안올 겁니다. 이승엽이 막판 역전극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요』
91,92년 연속 타격왕 이정훈(OB)의 진단이다.
〈장환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