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한보 삼미그룹 등 대기업들의 부도가 잇따르면서 국내은행의 6월말 현재 부실여신이 불과 반년 사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감독원은 6월말 현재 30개 일반은행의 부실여신이 4조9천7백13억원으로 지난해말 2조4천4백39억원보다 103.4%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부실여신이란 부도 법정관리 화의업체 등에 대한 여신이나 6개월 이상 이자를 내지 않아 사실상 원금회수가 어려운 여신 중 담보조차 확보돼 있지 않은 것을 말한다.
부실여신이 눈덩이처럼 불어남에 따라 총여신 중 부실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도 작년말 0.8%에서 1.6%로 높아졌다.
총여신 대비 부실여신 비율은 80년대말 산업합리화 조치 등 대대적인 부실기업 정리의 영향으로 90년말 2.0%에까지 이르렀으나 이후 점차 낮아졌다.
은행별로 총여신 대비 부실여신 비율은 △제일은행이 5.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제주은행 4.1% △서울은행 3.9% △충청은행 3.2% 등의 순이었다.
한편 부실여신의 손실 처리에 대비해서 적립하는 대손충당금 적립잔액도 94년부터 작년까지는 부실여신규모를 웃돌았으나 올들어 다시 밑돌게 됐다.
특히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은 부실여신이 대손충당금 적립잔액을 초과하는 규모가 7천31억원과 4천2백41억원이어서 앞으로 이를 메우느라 경영상 심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