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년 굴욕적인 한일협정에 반대해 일어난 「6.3 사태」의 주역 김중태(金重泰·57)씨가 최근 「원효결서(元曉訣書)」란 책을 냈다.
『왜 썼느냐고요. 쓰라는 하늘의 계시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제 답이지요』
수수께끼 같은 내용의 이 책은 원효결서란 비기가 동해 대왕암에서 모습을 나타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이 기록이 필자에게 전해지고 4백67자의 사언체한문이 해독된다.
경북 의성 출신으로 경북중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온 그는 7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 10여년을 보낸데 이어 80년대 정치활동 규제를 받았던 「운동권」. 그래서 이런 책을 낸 데 의아해하는 사람도 많다.
『타락도 끝이 있는 것 아닙니까. 그동안 정신적인 가치를 무시해 시련을 겪었지만 한국은 이제 영적(靈的)으로 깨어날 때가 되었어요』
정치 대신 예언가의 길을 택한 것일까. 그는 『동서와 남북으로 갈라진 오늘의 현실은 원효대사가 말한 원융무애 화쟁(和諍)의 정신으로 곧 풀릴 것이며 마침내 한반도의 세기가 오고 있다』고 미래를 낙관했다.
〈조헌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