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순천 낙안읍성]南道의 옛 정취 고즈넉이 숨쉬고

  • 입력 1997년 8월 29일 08시 15분


마름으로 덮인 초가지붕, 한편의 남새밭, 그리고 고샅길을 따라 이어지는 낮은 돌담…. 전남 순천시 낙안면 낙안읍성 민속마을은 「고향」의 모습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낙안읍성은 조선 태조 때 주민들이 쌓아놓은 토성을 인조 때 낙안군수로 부임한 林慶業(임경업)장군이 3년여에 걸쳐 현재의 석성(石城)으로 개축했다. 장방형의 성 둘레는 1천4백10m, 면적은 6만8천여평으로 3개 마을을 감싸안은 듯 견고하게 축조돼 3백년이 지난 지금도 온전하다. 성내의 객사(客舍)와 중요 민속자료인 초가 9채가 사적 제302호로 지정돼 있다. 객사와 군수의 사무실이었던 동헌(東軒)에는 조선시대 포졸복장을 한 수문장이 서 있어 눈길을 끈다. 1백8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초가는 규모는 크지 않아도 정감이 넘친다. 처마에 명태두름과 시래기 묶음이 대롱대롱 걸려있고 섬돌 위의 장독대와 마당 한편의 절구통이 고즈넉한 옛맛을 풍긴다. 이렇듯 옛 모습을 고이 간직하다 보니 낙안읍성은 영화나 드라마 CF촬영장으로 자주 이용된다. 서울방송(SBS)TV드라마 「임꺽정」도 1년 넘게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낙안읍성에서는 매년 9월1∼7일 남도 특유의 전통요리를 선보이는 음식대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네번째를 맞는 이번 축제에서 전통음식 3백2종과 개발음식 1백99종 등 대표적인 남도음식이 총출연해 미각을 돋운다. 특히 목포 홍어구이, 여수 전어밤젓, 곡성 들깨꽃 송이튀김, 완도 해물파래전, 무안 황가오리찜, 담양 한과 등 좀처럼 맛보기 힘든 음식들이 선보일 예정. 행사기간에 단감깎기 식혜 빨리마시기 등 음식기네스대회를 비롯해 전국 대학풍물놀이, 관광객 즉석 음식 만들어 먹기, 성곽횃불놀이, 한일 전통예술공연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펼친다. 30분 거리인 순천과 15분거리인 벌교읍에서 버스가 수시로 운행되고 낙안읍성내 20여가구와 부근 농원에서 민박이 가능하다. 0661―54―6632,54―2799 〈순천〓정승호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