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여객기 추락사고를 조사중인 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조지 블랙 위원은 11일 미 NBC 방송과 인터뷰를 갖고 이번 사고의 원인을 인재라고 규정한 적이 없다면서 글라이드 슬로프의 부재와 지상근접 경보장치의 결함 등에 의한 사고가능성을 내비쳤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괌 공항의 최저안전고도 경보레이더의 소프트웨어가 고장난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렇다. 그 장치는 항공기가 지나치게 지상에 접근하면 경보를 울려 조종사들이 최소한의 고도를 유지할 수 있는 대응태세를 갖추도록 하고 있다』
―경보장치가 제대로 기능했더라면 이번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고 보는가.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NTSB와 연방항공국(FAA)이 이번주 애틀랜틱 시티에서 합동으로 실시하는 모의실험 결과가 끝나면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게 될 것이다』
―사고당시 글라이드 슬로프도, 경보레이더도 작동 안됐다. 지상근접 경보장치도 일단 랜딩기어가 내려가면 작동하지 않는다는데 이러한 것들이 항공기의 안전과 관련, 많은 의문을 주지 않은가.
『글라이드 슬로프는 당시 정비를 위해 작동하지 않았다. 괌 공항의 경우 비행기 착륙의 90% 이상이 가시권 상황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글라이드 슬로프가 꼭 문제를 야기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글라이드 슬로프의 부재와 지상근접 경보장치의 결함 등이 복합 작용해 문제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
―지금까지의 조사결과로 볼때 여전히 이번 사고를 인재(人災)라고 보는가. 당신은 그런 평가에서 한발 후퇴하고 있는데….
『나는 후퇴하지 않았다. 우리가 이번 사고를 인재에 의한 사고라고 밝혔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우리는 인재에 의한 요소를 조사하고 있다. 이는 분명 우리 조사활동의 일부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정확한 사고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히기는 아직 이르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