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반갑지않은 가을손님 태풍

  • 입력 1997년 8월 9일 20시 37분


북태평양 서부 열대의 해상에서 발생하는 태풍의 진로는 계절에 따라 다르다. 겨울과 봄에 발생하는 태풍은 그대로 서진(西進)하고 여름과 가을에는 발생후 북진하다가 북위 20∼30도 부근에서 방향을 바꾸는 것이 보통이다. 서북진할 경우 중국 남해안으로 가고 북동진하면 우리나라쪽으로 오게 된다. 그럴 경우 대부분 폭풍과 집중호우를 몰고와 큰 피해를 준다. ▼제11호 태풍 「티나」가 큰 피해를 주지않고 우리나라를 통과했다. 전국에 태풍경보 또는 태풍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9일 새벽 남해안에 상륙한 티나는 영남 내륙지방을 관통해서 정오께 동해상으로 빠져 나가 소멸됐다. 지난 1일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티나는 중심기압 9백65V, 초속 35m의 중간급 태풍으로 당초 적지않은 인명 및 재산피해를 내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티나의 피해는 「사망 실종자 5명, 선박 1척과 10여대의 차량 등이 파도에 휩쓸려 좌초 또는 파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많은 어선과 연안여객선 등의 발이 묶였던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이렇게 피해가 미미한 것은 티나가 우리나라를 향해 오면서 일본열도에 자리잡은 찬 공기층의 영향을 받아 세력이 매우 약화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휩쓴 태풍 가운데 파괴력이 가장 컸던 것은 59년9월의 「사라」다. 8백49명의 사망 실종자와 37만명의 이재민 발생 등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를 냈다. 이번 KAL 801편 추락사고 발생시 괌에 폭우가 쏟아진 것이 티나의 영향이라는 보도가 있었지만 티나의 피해가 작은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그러나 앞으로 한두개의 태풍이 더 내습할지도 모르는 만큼 그에 대한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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