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패스파인더 「소저너」개발팀 홍일점 린

  • 입력 1997년 8월 8일 07시 26분


『과학기술계에서 여성이 활동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 패스파인더의 쾌거에서 보았듯이 고생 끝에 얻는 성취감은 대단하고 끝이 없습니다. 한국의 여성과 청소년들도 과학기술에 좀 더 깊은 관심을 갖기를 기대합니다』 역사적 화성탐사를 벌이고 있는 탐사차량 소저너를 개발한 연구팀의 리더인 린 바니에브시타트(32·여). 그는 인도네시아 태생으로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 소저너팀의 홍일점이다. 『한국과의 만남이 처음』이라는 린은 본사기자와 최근 인터넷 인터뷰를 갖고 여성 과학자로서의 소감을 말했다. 린이 JPL에 첫발을 디딘 것은 91년.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대를 졸업하고 코넬대에서 전기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나서였다. 『패스파인더의 핵심인 소저너의 통신기기를 개발하는 것은 산넘어 산이었습니다. 화성의 온도가 섭씨 영하 1백도로 떨어지는 등 조건이 최악이었기 때문입니다. 크게 삭감된 NASA의 우주탐사 예산은 연구팀의 활동을 더욱 어렵게 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때문에 독자개발을 포기하고 상품화된 무선호출기(삐삐)의 송수신장치를 응용했다. 우주방사선과 화성표면의 전자장(電磁場)으로 인해 송수신기가 잘못 작동하는 것을 막고 착륙 충격을 견디는 완충기술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것이다. 린은 『지난해말 소저너 제작을 끝낸 뒤 남편을 따라 네덜란드로 이사했으나 「기동타격대」처럼 언제라도 문제가 생기면 수시로 연구팀에 합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패스파인더 연구팀에 한국인 과학기술자가 없어 한국에 대해 잘 모른다는 린은 『그동안 첨단 과학기술을 청소년에게 소개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왔다』며 『한국에서 우주탐사와 무선통신에 관한 교양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된다면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린의 인터넷 전자우편 주소는 rover―telecom@jpl.nasa.gov이다. 〈최수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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