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여객선 터미널을 떠난 배는 황해로 나가 남서진을 계속했다. 1시간20분쯤 달렸을까. 뱃길로 벌써 50㎞다. 해무가 뒤덮인 검푸른 바다 위로 올망졸망한 섬들이 희뿌옇게 어렴풋이 자태를 드러낸다. 크고 작은 섬들이 물위로 고개를 내밀고 뭍사람들을 구경하는 듯한 형국이다.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다.
올망졸망 크고 작은 섬 63개가 모였다는 이 섬들의 행진. 그 반경이 24㎞나 된다. 그 중심은 선유도(仙遊島). 무녀도와 장자도를 품에 안고 방축도와 횡경도를 어루만지며 야미도와 신시도를 보살피는 어미섬이다. 야미도와 신시도 사이를 지나 선유도에 배가 닿았다.
여객선에서 내려 오른쪽 해안으로 가보았다. 이 섬의 명소인 「평사낙안」이다. 기러기가 날개를 활짝 펴고 내려앉은 모습 같다고 해 붙여진 모래해변이다. 그 반대편에 은빛 모래밭이 활모양을 이룬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있다. 모래밭의 길이가 2.5㎞나 되고 폭이 50m나 되는 대규모다.
눈을 돌려 하늘을 향하니 낙타 등을 연상시키는 봉우리 두개가 보인다. 망주봉(해발 152m)이다. 망주봉에 오르는 길은 여간 가파르지 않다.
그러나 일단 오르고 나면 후회를 잊는다. 뿌연 바다안개에 갇혀 어슴푸레 모습을 드러내는 작은 섬들 덕분이다. 해질녘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는 「선유낙조」도 놓칠 수 없다.
해수욕장을 걸어나와 오른쪽으로 돌아나가면 장자교다. 다시 선유도에서 왼쪽 무녀교를 건너면 무녀도다. 선유도 장자도 무녀도는 현수교로 이어져 한꺼번에 돌아볼 수 있다. 이밖에 광대도의 지층석과 말도의 등대, 바다낚시로 유명한 방축도도 볼거리다.
▼가는 길〓군산항∼고군산군도 여객선은 하루 두번 운항한다. 오전8시 출항해 고군산군도의 야미도∼신시도∼선유도∼무녀도를 둘러보는 코스,오후2시반 선유도 직항편 두 코스다. 요금(편도)은 일반 9천∼1만6백원(중고생 10%, 초등학생은 50% 할인). 소요시간은 1시간20분∼2시간반. 계림해운 여객터미널 0654―446―7171
〈신현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