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하일지판 아라비안 나이트(457)

  • 입력 1997년 8월 2일 07시 28분


제8화 신바드의 모험〈110〉 적장이 쓰러지자 우리 병사들의 사기는 충천하였습니다. 우리 병사들은 이제 적의 함대를 향하여 불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했습니다. 불화살을 맞은 적의 배들은 하나 둘 불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적병들은 배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하여 우와좌왕하다가 끝내는 포기하고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그 전투에서 적은 삼분의 일의 배를 삽 시간에 잃어버렸고 수많은 병사들을 수장시켰습니다. 끊임없이 불화살을 쏘아대던 우리의 배는 갑자기 선수를 돌려 섬의 동남쪽으로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배가 달아나는 것을 보자 화가 머리 끝까지 오른 적의 나머지 배들은 추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범선은 해안을 끼고 계속해서 동남쪽으로 달아나고 있었고, 성난 적의 배들은 그 괘씸한 배를 추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였습니다. 해안에 잠복하고 있던 우리 병사들은 적의 배들을 향하여 무수히 불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서야 적의 배들은 함정에 빠져들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미 너무 늦어 있었습니다. 상당수의 배들은 불화살을 맞아 불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불타는 배에서 뛰어내린 적병들은 해안 쪽을 향하여 헤엄쳐 왔고, 해안 쪽에 기다리고 있던 우리 병사들은 적병들이 뭍으로 올라오는 족족 죽여버렸습니다. 다행히도 불화살을 피한 적의 배들은 급기야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적의 배들이 달아나는 것을 본 우리의 배는 이제 적선들을 추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단 한척의 범선이 수많은 적의 배를 추격하는 모습이란 정말이지 가관이었습니다. 화살의 사정권에서 벗어나자 적의 배들은 마침내 방향을 돌리고 우리의 배가 다가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가까이 오기만 하면 요절을 내겠다는 듯이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배는 적을 추격하는 척하다가 이내 방향을 돌려 섬의 동남쪽으로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배가 달아나는 것을 본 적선들은 다시 추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한참을 두고 쫓고 쫓기던 끝에 우리의 배는 선수를 돌려 다시 해안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적의 배들은 더이상 우리의 배를 추격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 적의 배들은 이미 자석산의 자력이 미치는 해안으로 들어가버렸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들의 배는 뜻대로 움직여주지를 않았던 것입니다. 이제 적의 함대는 자석산에 부딪쳐 전멸하게 될 운명에 놓이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의 배는 적의 함대를 자석산 쪽으로 유인하기 위하여 그토록 쫓고 쫓기기를 반복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왕의 깃발을 단 우리의 범선은 쇠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석산의 자력에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입니다. 적의 배들이 자석산 쪽으로 밀려가고 있는 것을 확인한 우리의 배는 유유히 항구로 돌아왔습니다. 바다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 엄청난 전쟁을 구경하고 있던 왕과 백성들은 소리 높여 탄성을 질렀습니다. 『단 한 척의 배를 가지고 적의 함대를 괴멸시키다니, 과연 당신은 오랜 세월을 두고 우리가 기다려왔던 귀인입니다』 왕은 내 앞에 무릎을 꿇고 감동에 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신하들과 백성들도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저마다 무어라 소리치며 나를 찬양하였습니다. <글:하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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