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안승운목사 원상회복시켜야

  • 입력 1997년 7월 28일 20시 05분


중국이 安承運(안승운)목사 납치범을 추방형식으로 북한에 되돌려 보낸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중국당국이 안목사가 납치됐음을 인정, 범인 이경춘에게 유죄를 선고했으면서도 피해 당사자인 안목사의 신분을 원상회복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그를 석방한 것은 납치사건에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 것이다.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 이 사건을 적당히 얼버무렸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중국은 사건처리에 성의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 납치는 국제법상 중범죄로 다스리게 되어 있으나 중국당국은 범인에게 징역 2년이라는 가벼운 벌을 내렸다. 납치 테러를 뿌리뽑으려는 국제적 노력에 부응치 않은 것이다. 중국은 한국정부나 국제기구가 북한에 억류중인 안목사를 만나 그의 안전과 자유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 주지 않았으며 안목사를 원상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객관적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범죄는 범죄로 다루어야 한다. 중국이 북한을 정치적으로 고려하고 한국이 중국과 불편한 관계를 피하기 위해 국제범죄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선린관계를 도모할 수 없다. 한국정부는 특히 자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관한 분쟁이 생겼을 때 기존의 유대와는 분리, 집요하게 추적해서 보호해야 마땅하다. 정부의 이러한 미온적 태도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崔德根(최덕근)영사 피살사건에서도 드러났다. 정부는 최영사가 북한 첩자에 의해 피살됐다는 신뢰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고도 10개월째 러시아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형국이다. 안목사는 원상회복돼야 한다. 북한은 그를 즉각 풀어주고 사과해야 하며 중국은 북한에 이를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는 외국인들이 어떻게 중국땅에서 마음놓고 사업을 하고 여행을 할 수 있겠는가. 중국은 북한 인접지역을 철저히 관리해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라도 심양(瀋陽)에 한국영사관이 빨리 설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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