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송이숙/휴가객 고추등 농작물서리 농민피해

  • 입력 1997년 7월 28일 08시 19분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경북 칠곡군 석적면 우리집 근처에는 도시인에게 잘 알려진 강과 계곡등 휴양지가 많다. 그래서 주말이 아닌 평일에도 사람들이 많이 몰려든다. 하지만 마을 주민들은 이들을 반기지 않는다. 적지않은 사람들이 농작물을 서리해 가는 바람에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우리도 국도근처에 밭이 있는데 그곳에 고추 파 감자 수박 등을 심어놓았다.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이면 놀러온 도시인들이 밭에 들어가 농작물을 마구 헤치고 수확물을 가져가 버려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다. 며칠전 이른 새벽이었다. 아버지와 함께 밭에 나가보니 젊은 부인이 고추며 파를 뽑고 있었다. 우리가 꾸짖자 한다는 소리가 『돈을 주면 되지 않느냐』며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것이었다. 이건 해도 너무했다. 농민들의 생계 수단인 농작물이 도시인들의 몰지각한 양심에 수없이 도난당하고 있다. 심신의 피로를 달래기 위해 휴양을 왔으면 양심의 때도 벗겨야 하지 않을까. 송이숙(경북 칠곡군 석적면 망정2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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