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고은옥/군산 나운동아파트 식수서 녹물

  • 입력 1997년 7월 25일 07시 39분


전북 군산시 나운동의 한 아파트에 입주한 주민이다. 우리나라에서 아파트 부실공사 문제는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8백80여가구의 입주민들이 매일 식수로는 거의 불가능한 녹물을 먹고 있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당시 군산시에는 아파트가 거의 없어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것만으로도 입주민들은 행복감에 젖어 있었다. 그러나 93년 입주 당시부터 온수에서 벌건 녹물이 나와 실망한 주민들이 회사측에 하자보수를 요구했다. 그러나 대기업인 시공회사측은 입주민들의 끈질긴 개선요구를 외면, 4년이 지나도록 방치하고 있다. 지금은 온수뿐만 아니라 냉수에서도 붉은 녹물이 나와 고통을 겪고 있다. 집집마다 생수를 주문하여 먹거나 특수 정수기를 달아 식수로 사용하고 있지만 물에 대해 늘 불안하다. 더운 날씨에 아이들과 샤워라도 하고나면 온 몸에 작은 반점이 돋고 가려움에 고통을 겪곤 한다. 뿐만 아니라 세탁을 하면 흰옷에 녹물이 들어 이곳 주민들은 흰 옷을 피하고 남편들도 흰 와이셔츠를 못입는다. 혹시 물이 중금속 등에 오염되지나 않았을까 걱정이다. 이런 물을 온 식구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매일 먹여야 하는 주부로서 불안하고 죄스럽다. 아파트 부실공사에도 여러 종류가 있겠으나 식수에 대한 오염은 가장 큰 하자라고 하겠다. 시공회사측은 하루빨리 녹물로 인한 피해진상과 부실공사 현황을 파악하여 조처해 주길 촉구한다. 고은옥(전북 군산시 나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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