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한국적 선박 北입항…남북관계 새章

  • 입력 1997년 7월 15일 20시 11분


어제 오후 대한통운 소속 예인선 코렉스 챔프와 바지선 코렉스 챔프B가 함남 신포항 양화부두를 향해 울산을 떠났다. 경수로사업에 필요한 중장비 물자를 수송할 이 선박들은 이번 시험운항에서 직선거리 약 4백80㎞를 항해, 17일 새벽 현지에 도착했다가 다음날 울산으로 돌아온다. 이 선박들은 북한 해역 진입 후 신포까지 북한 선박의 안내를 받으며 북한 영해를 통과하는 직선항로를 택했다. ▼남북관계의 괄목할만한 진전이다. 지금까지 남북한을 운항한 선박들은 남측 영해에서 일단 공해로 빠져 나갔다가 북한내 목적지 부근 해역에서 다시 북측 영해로 들어갔다. 이번에는 이 모든 번거로운 절차를 생략했다. 한반도가 남북한 협력여하에 따라서는 공동번영의 장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고무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경수로기획단은 다음달 부지건설 착공을 앞두고 최근 외무부 서기관을 한국측 초대 사무소장으로 내정, 현지에 파견했다. 이에 앞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은 남북한간에 직통전화 및 남북 직항 항공로를 개설키로 합의한 바 있다. 남북 항공로의 경우 그 시기를 「사업의 본격 개시 전」으로 규정하고 있어 늦어도 경수로 완공 예정시기인 2003년까지는 남한에서 신포 부근의 선덕 공항까지 항공로가 열릴 전망이다. ▼한국전 이래 변함없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남북한의 군사적 대치다. 더욱이 최근 黃長燁(황장엽)씨가 전한 북한의 전쟁준비 상황은 한반도에 갈수록 긴장의 파고를 높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한편으로 남북한 교류에 새로운 장이 열리면서 한반도의 앞날이 반드시 어둡지만은 않다는 희망을 던진다. 속속 진척되는 경수로사업 협력이 남북교류의 확대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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